[연애] 브리핑 (주제:생일)

 

갑자기 뭐 브리핑을 할 게 있다는 거야 생일... 선물? 브리핑? 그래서 웅 하고 앉았어

전화할까? 했더니 아니래 ㅋㅋㅋ 횡설수설 안 하고 전달하고 싶대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하고 기다렸음 벌써 재밌다 벌써 설렌다

 

그리고 온 대 장문 톡

 

 

일단 내 생일에 몰 하고 싶ㄹ은지 몰 받고 싶은지 생각을 하면서 그간의 경험을 떠올려 봤어.

선물을 너한테 받을 때 무엇을 받을 때, 어떻게 받을 때 기뻤는가? 그리고 그게 오래 가는가.
이거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봤어.

내가 너한테 선물을 받는 방식은 두 가지가 있어.
그리고 나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

1. 내가 내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물건이나 뽀대나는 걸 고른다
아무래도 내가 고심해서 고른 제품이다 보니 만족감 자체는 오래 가는 것 같아
너한테 받는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면 그 누구에게 받는 것보다 고심하거든
오랫동안 만족할 만한 제품을 골라 왜냐하면 결론적으로 그건 너에게 받았다는 선물이 될 거니까
그래서 만족감은 오래 가는데 네 선물이라는 건 약간 명명만 그런 것 같고 딱히 네 선물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들어
내가 골랐기 때문에 나한테도 돈만 네가 내 준? 그러나 내가 고른…
그리고 너한테도 돈만 네가 낸…? 넌 뭐인지 기억도 못 할 것 같은…
내 스스로는 만족스러움이 크지만 그게 네가 줘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제 이런 건 패딩이나 에어팟이나 옷이나 신발 같은 게 해당을 하는데 너가 세세한 몬가를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2. 네가 깜짝 선물로 준다
이거는 그냥 그 자체로 좀 기쁘고 재미있고 설레고 즐거운 것 같아
네가 고른 선물이 내게 늘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지만, 결국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들은 이 영역에 해당하는 선물일 때가 의외로 있더라고
내 가장 최애 상자 토이스토리 상자도 그렇고
탐조쌍안경도 그렇고 새확대카메라샷도 그래 (아직 써보진 않았지만 그 자체로 웅장함)
수건도 그렇고 캐리어도 그렇고 하여간 그래 ㅇㅁ0
근데 그게 가격을 가리지 않아 너가 그냥 생각날 때 나한테 주는 선물이 좋은 것 같아
가격이랑은 별로 상관없는 것 같오 ㅇㅁ0….
난 너가 나 생각해서 거대비눗방울 사준 것도 너무너무 좋았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때때로 그런 것도 있긴 해) 그 순간의 설렘과 즐거움과 행복함이 너무 큰 것 같아

3. 정성 선물을 준다
이건 그냥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모든 것을 통틀어서 제일 기쁘고 감동적이고 사랑이 퐁퐁 솟아 ㅇㅁ0
너무 거창할 필요도 없어 그냥 네가 주는 쪽지 손편지 거창한 메이킹제품 나 대신 웨이팅해서 음식 사다 주기 뭐든 다 내 삶의 영원함과 순간성 모두의 즐거움과 행복과 사랑이야
그리고 2번도 이 영역에 어느 정도 들어가서 더 기쁜 것 같기도 해

어쨌건 나한테 3가지 영역의 선물이 그런 것 같ㅇ아
그래서 생일에는 3번은 간단하게라도 받고 싶고 (생일편지 정도면 될 것 같아 카드도 괜찮고^ㅁ^)
1번은 이제 스킵해도 디ㅗㄹ 것 같아 돈이 중요한 나이는 지났으니까 ㅇ_0 몬가… 돈으로… 너의 사랑을 증명하진 않아도 될 것 같아
난 지금처럼 그냥 너가 일상적으로 내가 생각날 대 새 달력이랑 새스티커사진책이랑 키링을 사주는 게 너무 좋아! 너무너무 좋아!
뜬금없이 내한테 필요하니까 다이빙워치를 사준다고 하는 것도 좋아! 근데 이런 건 너의 타이밍이 있어서 이제 생일이니까 선물을 꼭 조야 돼 이런 건 아닌 것 같오 ㅇ_0… 그래서 이제 생일선물에 대한 부담은 편지 빼고는 내려놔도 좋겠어 그렇다고 선물을 안 받겠다는 건 아니고 ㅇㅁ0 이렇게 일상적으로 가끔씩 내가 생각날 때 너의 타이밍에 너가 고른 걸 줘!

 

 

읽으면서... 그냥 이런 주제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각 잡고 얘기하는 게 웃기고 귀엽고 사랑스럽다가... 갑자기

정성 선물의

 

뭐든 다 내 삶의 영원함과 순간성 모두의 즐거움과 행복과 사랑이야

 

이 문장에서... ㅠㅠ 갑자기 너무 때려맞듯이 감동을 받아 버린 거야 내가...

망했네 이번 생일 선물 나는... 수건 싹 갈아 주려고 했었는데;; 이제 와서 아니 오늘 6월 29일인디 니 생일 며칠 남겨두고 이러면 우짜란 말이냐.............. 너 정성을 쉬피 봐...? 조짓다 큰일낫다 야... 아니 그리고 올해치 정성은 10주년 편지에 다 썼다고 아아아ㅏ멍ㄴ;ㅣㅏ럼;니ㅏ얼

 

그러고 내가 그냥 장난으로 그래서 선물이 필요없다는 뜻이렷다? 이러고 잇는데

갑자기 챕터 투가 날아옴 ㅋㅋㅋㅋ

 

 

그럼 내 생일을 어떻게 보냈으면 좋겠는가
이거는 좀 포기하기가 어려운 지점인데
내가 생일이든 뭐든 특별하게 보내는 걸 좋아하거든
그래서 항상 기념적인 몬가를 하고 싶어해
그 마음은 지금도 똑같아

원래는 특별함을 유지하기 위해 너가 특별한 기념일을 만들어 줬으면 했던 마음도 어릴 때는 있었는데
살다 보니 너가… ㅇㅁ0 그렇게 이런 기념일 짜기에는 적합한 애는 아니더라고 (?) 그리고 내가 바라는 게 커서 보통 내가 찾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 근데 그 방식이 나쁘진 않더라고 ㅇㅁ0… 결론적으로… ㅇㅁ0… 이제 너랑 여러 번 생일을 보내보고, 친구들이랑도 여러 번 생일을 보내보면서 내가 어떤 생일데이트를 좋아하는지 생각을 해 봤어

나는 사치호캉스가 제일 좋은 것 같아
내 생일은 방학이 아니어서 결국 주말에 1박2일로 해야 하는데
여행이면 좋겠지만 사실 여행은 ㅇㅁ0… 할 수 없잖어…
1박 2일로 호캉스를 ■■이나 ■■이나 서울에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없는 곳 + 내가 좋아할 만한 호텔 + 수영장^ㅁ^~~~!!! + 생일케이크(이거는 빼먹을 수 없음. 건강에 나쁘니까 조각케이크로도 괜찮을 것 같아)에서 너랑 함께 보냈으면 좋겠어

그런데 내 생일은 7월이고 성수기고 주말이고 그래서
사실 이거를 좋아하는데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어
우리의 데이트비용으로는… 1박에 50만 원이 들 텐데 그렇게 하기가 어렵잖아…
그렇지만 역시 10년 지내다 보니 나한테는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 (풀빌라든 풀호캉스든)
다른 친구들이랑은 계비로 이런 곳을 다니는데, 너랑 둘이 이렇게 못 다니는 게 너무 아쉬워.
그런 좋은 데 갈 때마다 너 생각밖에 안 나. (내일도 ■■이는 남편이랑 아난티 가는데 난 너랑 못 가잖아.)
친구들이랑 가도 행복하고 좋지만 (그건 내가 좋아하는 곳이니까.) 역시 너랑도 가고 싶고. 그게 내 생일파티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아.

근데 우리가 늘 데이트공금이 모자라서 사실 그런 곳에서 잘 못 지냈어.
그래서 생각을 해 봤는데 아빠가 나한테 주는 생일선물 비용을 내 생일파티에 보태서 하면 어떨까 ㅇㅁ0 나 너랑 둘이서 호캉스 - 마리나베이 / 청주 - 더리버에스 이렇게밖에 못 갔거든! 근데 너랑 시그니엘도 가고 싶고 소피텔도 가고 싶고 아난티도 가고 싶고 수영장 엄청 이쁜 호텔 거기도 가고 싶어 (이름 기억 안 남)
그래서 내 생일 파티는 그랬으면 좋겠어 ㅇㅁ0

 

 

하 아니 나 오늘 마침... 청년실업자들이 등장하는 가난한 삶을 힘겹게 살아내는 청년들의... 그런 가난하고 퍽퍽하고 살기 힘든 책 읽으며 뼈저리게 공감하고 (시간을 포섭하지 못하면 시간에 포식당해 버린다...는 문장이었던가...) 내가 너무 거지다 이러고 있었는데... 미안하다 여칭아... ㅠ_ㅠ........................ 근데 저걸 보고 참을 수 없어서 ㅇㅇ 비스타 워커힐 1박 + 더글라스 워커힐 1박 해서 2박 3일 예약할게 네 동의나 의견은 구하지 않을 것임

 

아무튼 이제 이런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네가 뭐에 꽂혔는지 사랑 고백을 하는 거야... 막...

 

토기야 인생이 너무 행복해 널 사랑하고 나서

 

[뽀돼귀] [오후 11:48] 휴 브리핑 다 했어 정립하는 데
[뽀돼귀] [오후 11:48] 10년 걸렸어
[뽀돼귀] [오후 11:48] 같이 10년 동안 헤매조서 고마워 사랑
[뽀돼귀] [오후 11:48] 내가 속세인간이라 나 맞추기 쉽지 ㅇ낳았을 텐데

 

이러면서... ㅠㅠ 사랑스러버라... 내가 너무너무 즐겁고 기분 좋고 있는데 ㅋㅋㅋㅋ 아직 브리핑이 안 끝났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챕터3 

 

 

지금까지 네 생일이 주년+생일이랑 겹쳐서 그게 늘 불만이엇어
의식 자체로는 특별하지만, 너가 생일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더라고.
(오 이게 3장인 걸 알다니 너 진짜 편집인간이다 내가 끊어 써도 3챕터인 걸 아는군)
너한테 생일이 나만큼 중요하지 않은 건 알지만, 사람 욕심이 네 생일은 네가 온전히 누렸으면 하거든.
그리고 나는 네가 온전히 누리도록 늘 네 생일에 집중하고 있거든.
그런데 주년이랑 겹치다 보니 나도 너한테 주년으로서의 뭔가를 기대하게 되고 (나도 권리가 있으니까!!!!)
그 주년의 기념일이 나에게 또 너무 중요한 의식이다 보니 ㅡㅡ 포기를 못하고 ㅡㅡ
그래서 너가 생일을 누리면서 주년도 준비해야 되고
나는 또 주년선물이랑 생일선물을 같이 줘야 되고 ㅡㅡ
이러니까… 하… ㅡㅡ 이게 늘 만족스럽지 못한 거야
주년이랑 생일을 오롯하게 너한테 주고 싶은데!!!
주년은 주년대로 우리끼리를 도닥도닥해 주고 싶고 생일은 생일대로 널 생일왕으로 맏늘어 주고 싶었어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 10주년 여행으로 도쿌르 갔다 왔잖아
그러고 나니까 속이 시우너한 거야
올해 9월은 뭘 하든 안 하든 오롯하게 네 생일로 잇을 수 있겠구나!!!!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게 하면 어떨까 싶어
주년을 꼭 9월5일에 채워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나ㅣㄴ 6월에 갔지만 그게 우리 10주년 여행이라고 충분하겡 ㅣㄴ식하고 날짜가 바뀐 게 아쉽지 ㅇ낳았거든.

그래서 주년은… 여행을 가자! 그 해에 언제든… 뭐 어디든 좋아. 그냥 주년 여행이라고 정하고 주년 여행을 가자 그럼 주년 여행이더라고 ^ㅁ^

그리고 9월의 너 생일 주말은 너 생일로 하자 그날은 주년 하지 마.
오롯하게 너 생일로 하고 그렇게 나도 생각하고 같이 기쁘고 싶어.

이게 마지막 브리핑이었어.
네가 네 생일을 생일왕으로 누리면 좋겠어 _0 케이크도 주년케이크가 아니고 네 생일케이크면 좋겠어 토퍼도 두 개 한꺼번에 같이 안 하고 네 생일 것만 하면 좋겠어 난 그래

 

 

ㅠㅠ... ㄱ바자기... 갑자기............. 아니 자기 생일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사람을 이렇게 감동하게 하는데...

우리 생일이랑 주년이 겹치는 건 내가 10년 전 2014년 9월 5일 내 생일에 너한테 널 선물로 달라고 고백했기 때문이고 나는 지금도 내가 여태 받은 생일 선물 중 그게 가장 감사하고 행복하고 기쁘고... 그냥 너가 내 인생의 선물이고... 그래서 내 생일에 우리 기념일을 기념하는 게 만족스러운데

나는 저런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는데 너는 ㅠ_ㅠ 너 또 내 생각만 했지!!!!!!!!!!! (아님자기생각도엄청함그게두챕터였음)

 

암튼... 행복하게 워커힐 예약하려고...

(예약하려고 들여다보니 인생을 통틀어 거대하게 뽀삐의 취향이었던 것의... 행사가 내일^^ 끝난다는 걸 알았다 허무하다 나는 너무 슬프고 어이없고 원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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